반박하기 전에 먼저 이해하기
누군가의 말을 듣는 동안 우리는 종종 이미 대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디가 틀렸는지 찾고, 어떻게 받아칠지 고릅니다. 그렇게 오간 대화는 길어도 남는 것이 적습니다. 서로 상대가 하지 않은 말에 반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생각을 가장 좋은 형태로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비판하기 전에 지킬 순서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먼저 상대의 생각을, 상대가 "맞아, 바로 그 말이야"라고 할 만큼 분명하고 공정하게 다시 말해 봅니다. 그다음 동의하는 부분과 새로 배운 점을 말하고, 그 뒤에야 반박합니다. 흔히 '래퍼포트의 규칙'이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두 가지가 달라집니다. 상대는 자기 말이 제대로 전해졌다고 느끼기 때문에 방어하던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나는 상대의 주장에 생각보다 타당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허수아비와 싸우지 않기
상대의 주장을 일부러 약하게 바꿔서 공격하는 것을 '허수아비 논증'이라고 합니다. 이기기는 쉽지만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반대로 상대 주장의 가장 강한 형태와 마주하면, 내 생각이 정말 튼튼한지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자기 쪽 주장만 아는 사람은 그 주제를 거의 모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해는 동의가 아니다
이해한다는 것이 동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어떤 경험과 가치가 그 생각을 받치고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해한 뒤에도 여전히 반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때의 반대는 훨씬 정확하고, 훨씬 덜 상처를 줍니다.
좋은 토론은 "당신 말은 이런 뜻이죠?"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